회사에서 집까지 거리가 약 10km 정도 가 된다.
나는 출퇴근 할 때 대중교통으로 지하철을 많이 이용한다.
지상이 좋아서 버스를 타고싶지만..어쩔 수 없이 정확한 시간을 맞춰서 출퇴근을 할 수 있는 지하철을 타게된다.
어느 날 현타가 크게 온 적이 있었다.
지하로만 다니고 회사에서 하루를 다 보내고서 늦이막이 터덜터덜 집에 돌아오는 일상을 몇년간 반복 하다보니 마치 내가 땅굴로만 다니는 개미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우울했고..우울함을 벗어날 방법을 찾던 중
'하정우의 걷는사람' 이라는 책을 알게되었다.
다 읽지는 못했지만 책의 서론만으로도 어서 나가서 걷고싶어졌다.
난 어려운 운동은 자신없는데 걷는 건 자신있다.
걷는동안 주변에서 나는 자연스러운 백색소음과 새로운 풍경을 보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힘든 줄 모른다.
처음으로 만보걷기를 시작 했을 때 기분이 정말 많이 들떴다.
마치 막무가네로 여행가는 기분이 들었고 기분전환이 되서 뭐든 할 수 있을것같은 생각도 들었다.
골목골목을 걷다보니까 한국인이면서 내가 아직 한국에 대해서 모르는게 더 많았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날에는 새로운 풍경과 소리를 들으며 걷다보니 길을 잃기도 했다. 초행길이라 헤매면서 3시간이 조금 넘게 걸려서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다음날 다리가 좀 아프긴 했는데 하루가 지나니까 오히려 건강해진 기분이 들었다.
얼마안가 아픈것도 다 사라졌다.
만보기 어플을 이용해서 내가 다닌 거리와 시간을 기록했고 10km 13000보정도를 걸었다.(길잃은거 포함)
걸으면서 멋진 야경과 하늘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작품을 감상하기도 했고
시장의 분주한 모습과 소음 그리고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지극히 일상적인 상황들이 좋았다.
이제 시간만 나면 계속 걸어다닐 생각이다.
여기는 중간에 공사장 옆을 지나가면서 찍은 사진이다
웅장하고 고요하면서 아무도 없는 고층건물
..
난 이런 공허한 느낌의 텅 빈 건물을 보면 설레는 기분이 든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집가는 길에 산이 있어서 터널을 지난적이 있었는데
처음엔 터널안에도 사람이 걸어다닐 수 있는 길이 있는줄 모르고 다른길을 찾다가 30분정도를 헤메었다 🤦♀️
걸어서 가기엔 좀 긴 터널이었는데 퇴근길이라서 사람이 많이 없는건지 원래도 사람이 잘 안 다니는건지 모르겠다..
들어가기 전에 살짝 겁도나고 설레기도했다.
그래도 내 앞에 한두명 더 걸어가고 있었다.
이 사진이 터널 들어가기 바로 직전인데 여기서 길을 헤멨다.
3칸짜리 횡단보도를 건너서 오른쪽으로 가야했는데
나는 직진(사진왼쪽 오르막길)으로 가다가 등산만 열심히 했다 ㅠㅠㅠ
겨우겨우 길을 찾아내서 드디어 터널로 들어가기 시작했고
내가 사는 동네까지는 쭉 직진이라서 여기서부터 살짝 지루해질 뻔 했다
그래서 다음엔 조금 더 걷더라도 다양한 길로 다녔다.
이 다음에 걸었던 내용은 다음 게시글에서 이야기 하기로 하고 이 글은 여기서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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